7세고시,영유 비판에 대한 생각



단면적인 사교육 비판, 그 이면을 바라봐야 할 때

요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단어들이 있습니다.
‘7세고시’, ‘영어유치원’, 그리고 ‘라이딩 엄마’.
이 단어들에는 대개 '무리하다', '과하다', 혹은 '엄마의 욕심'이라는 비판적인 시선이 함께 따라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단정적인 시각에 쉽게 동의하지 못합니다.
그 속에는 분명 각 가정이 처한 현실, 아이의 성향, 그리고 부모의 깊은 고민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 복잡한 문제를 단편적인 이미지로만 재단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일 수 있습니다.

1. 교육 선택은 ‘욕심’이 아니라 ‘이해’에서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에게 왜 그리 일찍부터 교육을 시키느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질문을 되돌려 묻고 싶습니다.
모든 아이가 동일한 방식과 속도로 자라날까요?

어떤 아이는 언어에 유난히 민감하고, 어떤 아이는 숫자나 논리에 흥미를 느낍니다.
이처럼 발달 속도와 관심 분야가 다른 아이들에게 그에 맞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결코 과잉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 아이의 행복한 배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지입니다.
억지로 끌고 가는 교육이 아닌, 아이의 성향을 존중한 선택이라면 그것은 분명 건강한 방향일 수 있습니다.
부모는 세상의 여론보다, 자기 아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판단하는 자신만의 기준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2. ‘강남 교육’은 단일한 이미지로 설명할 수 없다

흔히 강남의 교육 문화를 두고 아이들을 지나치게 몰아세운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직접 그 지역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는, 이처럼 일률적인 해석이 얼마나 현실과 다를 수 있는지 자주 느낍니다.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즐겁게 영어로 노래를 부르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그 안에 억압보다는 호기심과 몰입이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가 감당할 수 있으니까 다니는 거지, 힘들어하는데 억지로 시키는 부모는 많지 않다”는 말은 많은 엄마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부모들은 단순히 ‘남들이 하니까’가 아니라, 자기 아이의 수준과 필요에 맞춰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강남맘’이라는 단어 하나로 그 복잡한 고민들을 한데 묶어 비난하는 건 지나친 일반화입니다.

3. ‘라이딩 엄마’는 헌신의 또 다른 이름이다

‘라이딩 엄마’라는 표현도 최근 자주 들리는 말입니다.
아이를 픽업하고, 학원으로 데려다주며, 때론 차 안에서 대기까지 하는 모습은 마치 희화화된 극성 부모처럼 소비되곤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 속에는 분명한 이유와 선택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의 하루를 함께 조율하고, 체력과 감정을 세심하게 살피며 움직이는 그 노력은 단순한 과잉이 아닙니다.
그건 ‘할 일 없는 엄마’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시기를 곁에서 함께하고자 선택한 ‘책임 있는 엄마’의 모습입니다.
오히려 직장에 매여 아이의 하루를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부모 입장에서는,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러운 능력일 수 있습니다.

"정답이 없는 여정 속에서 필요한 건 이해"

물론, 사교육에 대한 우려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우려가 모든 교육적 선택을 싸잡아 비난하는 방향으로 흐른다면, 그것 역시 또 다른 왜곡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마다 속도가 다르고, 가정마다 처한 여건도 다릅니다.
교육은 정해진 하나의 정답을 향해 가는 길이 아니라, 각자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부모는 늘 최선의 선택을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사랑과 책임감으로 내딛는 걸음이라면 그 길은 결코 오답이 아닐 것입니다.
그 여정을 비난이 아닌 이해로 바라보는 시선이, 지금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한 자세일지도 모릅니다.

다음 이전